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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리뷰] 폭싹 속았수다 4화 리뷰 (꽈랑꽈랑 여름의 기억)

필름위를걷다 2025. 4. 19. 17:36

 

아이유·박보검의 애틋한 서사가 이어지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폭싹 속았수다]

넷플릭스 드라마 [폭싹 속았수다] 4화, '꽈랑꽈랑 여름' 편은 사랑과 가족, 희망과 좌절이 교차하는 뜨거운 한 계절을 담아냅니다. 제주 방언으로 '햇살이 작렬하는'이라는 뜻을 지닌 '꽈랑꽈랑'처럼, 주인공 애순과 관식의 삶에도 찌는 듯한 현실과 아릿한 감정이 쏟아집니다.


"이렇게만 살자" – 애순과 관식, 그들의 여름

4화는 애순(아이유)과 관식(박보검)이 결혼해 신혼생활을 시작하는 장면으로 문을 엽니다. 그러나 이들의 결혼 생활은 마냥 달콤하지 않습니다. 시할머니 박막천과 시어머니 권계옥의 억압적인 시집살이가 애순을 괴롭힙니다. 남편과 자식조차 제대로 보호받지 못하는 시대 속, 그녀는 맨몸으로 가부장제와 싸워야 합니다.

팥을 맞으며 삼천배를 올리고, 아들을 낳지 못했다는 이유로 하루하루를 버티는 애순. 하지만 그녀는 딸 금명만은 다르게 키우고 싶어 합니다. 자전거를 타고 자유롭게 달릴 수 있는 세상. 딸을 위해, 자신을 희생합니다.

"저 아이는 나처럼 살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관식의 침묵, 애순의 결단

관식은 애순을 아끼지만, 그녀를 지키기 위해 앞장서기엔 너무 조심스럽습니다. 애순은 스스로를 다잡으며 관식에게 "아무것도 하지 말라"고 말합니다. 그러나 그 말 속엔 관식이라도 무사하길 바라는 애순의 내면적 고통이 담겨 있죠.

4화는 말보다 행동이, 사랑보다 현실이 앞서는 시대의 슬픔을 섬세하게 풀어냅니다.


뭉클한 명대사, 그리고 감정의 깊이

[폭싹 속았수다]는 말맛 좋은 드라마입니다. 이번 화에서도 수많은 명대사가 가슴을 울립니다.

"부모는 미안했던 것만 사무치고, 자식은 서운했던 것만 사무친다."
"내가 말로 엄마를 찌르면, 내 가슴에도 똑같은 가시가 와서 박혔다."

이런 대사 하나하나가 우리 삶의 경험과 맞닿아, 시청자들의 기억을 끌어올립니다.


아버지 관식, 딸 금명의 버팀목

시간이 흘러 나이든 관식(박해준)과 딸 금명(아이유)의 관계도 주목해볼 만합니다. 국민학교 입학식부터 대학입시까지, 관식은 묵묵히 금명의 곁을 지킵니다.

"수틀리면 빠꾸. 아빠는 여기 서 있을게."

 

짧은 대사지만, 거기엔 말보다 깊은 부정(父情)이 느껴집니다. 이들의 이야기는 드라마 전반의 시간축을 확장시키며, 하나의 서사 구조로 단단히 엮여갑니다.


예기치 못한 사건, 또 다른 시험대

4화 후반, 마을에 뜻밖의 사건이 터지며 애순과 관식은 다시금 갈림길에 놓입니다. 시댁의 반대, 경제적 어려움, 그리고 사회적 편견까지. 두 사람은 이 위기를 어떻게 넘어설까요?

사랑은 감정만으로 지켜지지 않습니다. 이들의 선택이 남은 회차에서 어떤 변화를 만들어낼지 기대를 모읍니다.


 

여름보다 뜨거운 인생의 한 페이지

[폭싹 속았수다] 4화는 단순한 로맨스를 넘어, 한 시대를 살아낸 여성의 서사입니다. 사랑, 가족, 희생, 그리고 딸에게 물려주고 싶은 더 나은 삶에 대한 갈망.

아이유와 박보검은 단지 청춘의 얼굴이 아닙니다. 그들은 시대를 연기합니다. 그 시대의 감정과 통증을 얼굴에 담아냅니다. 그래서 이 드라마는, 마음에 오래 남습니다.

 

“그 시절의 사랑은, 늘 폭싹 속아가며 피워낸 것이었다.”